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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 반도체 산업 리포트 : 칩4 참여 우려, 우려로만 끝날 것인가?

by 느낌이(Feeling)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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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 칩4 참여 우려, 우려로만 끝날 것인가? (NICE신용평가)

 

 

 

칩 4 협의체 개요와 성격

 

칩4는 미국의 설계와 장비, 한국의 메모리, 대만의 파운드리, 일본의 소부장이 결합하여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R&D 협력 및 인력교류 등에 있음.

 

시장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슬에 있어 4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77%에 달함.

 

미국은 2022년 3월경, 한국 정부에 칩4에 대한 참여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며, 한국은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한 상태임.

 

언론에 따르면, 예비회의는 2022년 9월 중순 경 개최될 것으로 전망됨.

 

반도체 공급난 사태에서 생산기반이 약한 미국이 초과수요와 공급부족에 대한 대응력에 한계를 경험한 것이 협의체 제안의 시초가 됨.

 

따라서, 국가 간 협력를 통한 공급망의 안정화가 제안의 1차적인 배경으로 보임.

 

이는 화웨이와 SMIC 제재, 중국 내 첨단공정 투자 금지 조건이 포함된 반도체 과학법과 같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 구속력을 지닌 조치와는 다른 성격임.

 

다만,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생산라인이 위치해 있고 후공정 분야에서의 강점을 가진 중국을 배제한 점을 감안 시, 중국 배타성을 부인할 수는 없음.

 

 

미국은 그동안 자국의 설계자산과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화웨이, SMIC 등 개별기업의 사업경쟁력을 약화시키며 비교적 수월하게 제재목적을 달성함.

 

그러나,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국가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SMIC는 2021년에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달성함.

 

중국은 대만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면서 제재의 효과를 희석해 왔음.

 

중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1위인 대만과 2위인 한국과의 점유율 격차가 확대됨.

 

이는 미국이 독자적으로 중국을 통제하기 어려워 졌다는 점을 방증하는 동시에 미국이 다자간 협의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내포함.

 

 

 

 

한국의 칩 4 참여에 따른 시장의 우려

 

2021년 기준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대중 수출의존도가 60%에 육박함.

 

중국이 한국에 대해 소재 수출 규제나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입 제한 조치 등을 통해 한국 반도체 업계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음.

 

또한, 우시와 시안 등에 소재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Fab에 대한 운영 규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음.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 중 중국과 홍콩 향 비중은 2018년 69.4%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수준임.

 

 

반도체 소재 수입의 경우, 2021년 기준 수입규모가 가장 큰 실리콘웨이퍼 다음인 모노블록인젝터에서 중국 비중이 45.5%로 가장 높음.

 

 

또한,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슈가 있었던 반도체 노광공정용 가스인 네온의 경우 중국 수입의존도가 2022년 상반기 누적기준 82.0%로 증가함.

 

칩4를 통해 미국이 대중 제재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중국에 소재한 한국의 반도체 Fab에서 경쟁력 약화가 심화될 수 있음.

 

이러한 견해는 첨단장비 수출규제와 같은 미국의 직접 규제와 더불어 반도체 과학법에 따른 간접 규제 등 미국 주도 대중 규제 기조와 칩4를 결부하여 이해한 결과임.

 

 

마지막으로, 칩4의 장기적 목표는 결국 제조기반이 약한 미국의 제조업 역량 강화에 있음.

 

칩4로 인한 수혜는 파운드리 사업을 재개한 인텔과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 등 주요 미국 반도체 기업에 수혜가 집중될 것임.

 

미국이 TSMC에 대한 생산의존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인텔이 수혜를 받으며, 마이크론은 공급망 안정화와 미국정부의 지원으로 기술개선 및 비용효율화가 가능할 것임.

 

 

 

시장의 우려에 대한 재평가

 

1. 중국의 반도체 제재 가능성은 높지 않음

 

칩4 참여와 관련해 중국의 보복성 제재가 우려될 수 있으나, 중국의 경제적 상황과 제조업 육성 정책을 고려하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 대해 직접 제재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음.

 

우선, 헝다 사태로 표면화된 개발업체의 부실 및 부동산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봉쇄정책 등에 따른 소비둔화로 중국의 2022년 2분기 실질GDP 성장률 둔화폭이 상당히 커짐.

 

 

따라서, 중국은 당초 제시한 2022년 목표 경제성장률(5.5%) 달성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해 있음.

 

국가 주도 경기부양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업∙생산 재개와 같은 공급망 안정에 있어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메모리반도체가 현 시점에서는 여전히 중요함.

 

이러한 중국의 상황은 미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중국의 대만 보복성 제재 조치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점에서도 드러남.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제창한 후 핵심 기초부품인 반도체의 자급률 확대를 위해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를 구성하여 수조원을 지 원함.

 

 

그러나, 기술적 한계와 미국의 제재 등으로 성과가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

 

또한, 중국 공산당의 신 경제 전략인 쌍순환 전략에서는 내순환 경제를 통해 미국의 공급망 와해 정책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응 의지를 나타내고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 미∙중 간 디커플링의 가속화, 미국의 전방위적인 반도체 규제는 중국을 고립화하는 동시에 반도체 자립화를 포함한 자체 제조 역량 강화를 더디게 만듦

 

따라서, 반도체 자급률 산정에 포함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라인이 중국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음.

 

 

2. 칩4는 규제의 영향권에 있는 한국 Fab 문제 논의를 위한 채널

 

중국 소재 한국 Fab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은 칩4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대중 규제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됨.

 

미국은 소프트웨어까지 규제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고 중국 내 반도체 제조역량 확대와 신설 투자 금지도 강제하고 있음.

 

이처럼 대중 반도체 규제는 칩4 구체화 이전에 이미 미국의 독자적 행동을 통해 강화되는 추세임.

 

중국기업과 외자기업 간 차별성을 두지 않는 규제의 포괄성으로 인해 중국 소재 한국 Fab도 제재의 영향권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됨.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NAND 2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2022년 2분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됨.

 

SK하이닉스는 DRAM 생산의 45~50%를 담당하는 Fab을 중국 우시에 두고 있으며, 동 라인과 관련해 2022년 초에 향후 3년 간 약 2.4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시함.

 

또한, 파운드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생산라인을 국내(청주)에서 우시로 이전하였으며, 중국 다롄에는 인텔로부터 인수한 NAND Fab이 위치하고 있음.

 

향후 공정전환 및 첨단화 투자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한국 Fab의 경쟁력 약화가 초래 될 수 있음.

 

 

칩4는 이러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협의채널이 될 수 있으며, 향후 개최될 예비회의에서 한국 Fab이 받을 피해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

 

또한, 중국 난징, 쑤저우 등에 파운드리 Fab을 가동 중인 TSMC와 UMC를 보유한 대만도 한국과 동일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음.

 

 

3. 칩4는 미국의 자국 편향성 견제를 위한 수단

 

'TSMC 의존도 완화를 통한 미국 반도체 제조기업에 대한 집중적 수혜’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의 지역적 분산뿐만 아니라 생산성 등 실무적인 과제 해결이 필요함.

 

다만, 자체적인 정책 수립을 통한 미국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이 지속된다면 동 목표가 장기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판단됨.

 

예로, 반도체 과학법 상 보조금 수혜기업이 적용 받는 제한사항은 그 자체로 중국 내 생산시설이 적은 미국기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음.

 

추후 보조금 할당 시 미국 정부가 인텔 등 자국기업에 대한 배분비율을 높게 책정하면서 비용우위를 제공할 수도 있음.

 

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 상 전기차 보조금 사례와 같이 소비자 향 보조금 정책을 통해 수요의 조정도 가능함.

(예: 미국 소재 Fab에서 생산된 DRAM의 구매자에 대해 보조금 지급)

 

결과적으로 칩4가 미국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려면 미국 정부의 자체 법안이나 제도가 이를 뒷받침 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이에 대해 칩4는 논의 대상을 국가 차원에서 공론화하면서 미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음.

 

또한, 대만은 양안관계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함에 있어 TSMC 첨단라인의 자국집중도 약화를 자국의 안보위협 증가로 보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음.

 

이러한 역학관계 역시 칩4가 미국이 자국기업에 대해 편향성을 갖는 것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됨.

 

 

 

기술격차 관점에서 본 칩 4 의 효용성

 

한국의 칩4 참여 여부와 관련한 초기의 논란은 시장(중국)을 선택할 것인가 혹은 기술(미국) 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됨.

 

그러나, 중국과의 기술격차 관점에서 후자(기술)의 중요도가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됨.

 

중국의 반도체 소비시장은 한국에 대규모 무역흑자를 창출해 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이익창출과 투자자본 회수를 위한 중요한 창구임.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수혜는 양국 간 기술격차가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확보가 가능함.

 

기술격차 유지에 실패할 경우 중국기업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으며, 중국 소비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는 사실을 이미 LCD패널 시장에서 경험함.

 

중국과의 반도체 관련 무역수지에서 메모리 칩 대비 상대적으로 기술수준 및 부가가치가 낮은 Discrete(트랜지스터, 다이오드 등)은 이미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음.

 

중국의 기술개발이 지속되면서 미세화 수준이 낮은 레거시(Legacy) 공정에서 산출 되는 제품의 대 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임.

 

기술격차 유지가 어려운 분야가 증가할수록 무역흑자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

 

또한, 첨단분야에 속하는 NAND시장에서도 중국 YMTC가 애플로부터 128단 NAND 물량을 수주하였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음.

 

최근 YMTC에서 232단 NAND 개발 성공을 발표하는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사업이 위협받고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4개국 간 배타적 협력체인 칩4는 중국기업의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함.

 

동시에 한국 반도체 업계가 중국 소비시장을 통한 경제적 이익 확보를 지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

 

또한, 양자ICT 등 주요 차세대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에 기술적으로 뒤쳐지고 있으므로 칩4를 활용해 격차를 뒤집는 것도 장기적으로 중국 소비시장의 지속적인 활용 여부에 있어 중요함.

 

 

 

 

시사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 축소는 분업화의 이점을 역행함.

 

따라서, 미국으로서도 상당한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작업이나 중국과의 패권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논리 보다는 안보∙외교논리가 앞서는 상황임.

 

이 과정에서 반도체가 안보자산으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슬의 중심에 있는 한국은 공급망 재편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임.

 

한국은 칩4에 대한 최종 참여 여부를 두고 과도한 우려보단 한국 기업들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는데 동 협의체가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함.

 

또한, 중국으로의 기술∙장비∙인력 유출에 대한 공동의 대응을 통해 주력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차세대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뒤집어야 함.

 

이는 향후 한국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유지와 더불어 중국 소비시장의 지속적인 활용 여부에 있어 중요함.

 

한편, 한국의 칩4 참여에 대해 배터리 등 반도체 외 분야에 대해 중국 측의 보복성 조치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됨.

 

그러나, 이는 칩4와 관련한 이슈가 아니더라도 중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주변국 을 활용하는 미국의 전략 수립 과정에서 언제든지 발생 가능한 위기임.

 

이러한 측면 에서 중국이 현실적 한계에 처한 현 시점이 한국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유리한 때가 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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